원유생산 세계 9위 천연가스는 3위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신흥 경제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에너지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에너지 공급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국 국가원수로는 24년만에 이루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자원 외교의 전략적 다변화를 도모함으로써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 2월 발표된 정부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667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 2612억 달러의 25.5%에 달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전체 수입액의 25%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금년의 경우 1월분 원유 도입액이 벌써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74.5%가 증가한 4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거의 전적으로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여부에 한국 경제의 사활이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50년 사용 오일샌드 매장
우리는 에너지하면 흔히 중동의 유전을 떠올린다. 그렇기 때문인지 북미 대륙 캐나다가 에너지의 보고라는 것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못한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캐나다는 전력의 60%를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수자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 부존량을 지닌 거대 산유국이다. 현재 원유생산은 세계 9위이며 천연가스생산은 세계 3위이다. 우리와 같은 자원빈국의 눈으로 본다면 캐나다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은 그저 부럽기만 할 뿐이다.

캐나다의 앨버타 오일샌드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중동과 달리 대부분이 오일샌드(Oil Sand)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오일샌드는 비투멘이라 불리는 역청을 함유하고 있는 모래, 점토질 등과 결합된 혼합체로 그동안 이를 분리, 정제하는 데 드는 비용이 배럴당 25달러 내외나 되어 20달러 미만의 저유가 시절에는 천덕꾸러기 신세였으나 최근 세계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오일샌드 매장지인 캐나다 앨버타주에는 현재 개발가능한 원유 매장량이 1790억 배럴에 이르며 잠재적인 매장규모로는 캐나다가 25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1조7000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중국, 앨버타 유전 선점 외교노력 강화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의 최대 수입국은 역시 미국으로 미국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5%를 캐나다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러한 때문인지 미국은 최근 캐나다 오일샌드의 전략적 중요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존 스노우 재무장관이 지난해 알버타를 방문, 오일 샌드 현장을 직접 찾은 바 있고 체니 부통령 또한 방문을 추진하려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내습과 시기가 겹쳐 무산되었으나 다시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캐나다의 오일샌드에 미국 이상으로 큰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석유 소비국이다. 에너지와 자원을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캐나다의 풍부한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있은 양국 정상 간의 교류를 보면 2003년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오타와를 방문한 데에 이어 2005년 1월에는 폴 마틴 당시 총리가 중국을 방문, 캐나다의 석유 및 천연가스의 공동개발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어 중국 국가원수로는 8년 만에 이루어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2005년 9월 캐나다 방문에서도 오일샌드의 공동개발 및 이를 위한 중국의 투자 확대방안이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계 기업들은 또한 지난 한해 3건의 캐나다 오일샌드 관련 투자를 추진하였다. 여기에는 캘거리에서 태평양에 맞닿아 있는 밴쿠버항구 까지 송유관을 가설하는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 송유관이 가설될 경우 중국은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지게 될 것이다. 비록 아직까지 대단한 투자규모는 아니나 중국은 캐나다와의 이러한 공동 투자를 통해 중국에도 일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일샌드 처리 기술을 습득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또한 미국의 거대 메이저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캐나다 원유개발 프로젝트에 조금씩이나마 틈을 비집고 들어옴으로써 장차 캐나다의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 정부·기업 관심 가져야
현재의 오일샌드 1일 생산량은 약 100만 배럴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은 채산성을 이유로 기업들이 오일샌드에 대한 투자를 미루어 왔으나 현재와 같은 투자 증가세로 미루어 볼 때 2010년경에는 1일 200만 배럴, 2040년 경에는 1일 1100만 배럴대로 산유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산량의 증가와 더불어 계속되는 기술의 발전은 오일샌드의 생산비용을 보다 절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어쨌든 이와 같은 수치가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강력한 산유국으로서 그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불안한 중동 정세를 배경으로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캐나다의 오일샌드를 향한 선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 및 장기적인 원유 공급원 확보 차원에서 매장량이 무궁무진한 캐나다 오일샌드에 대한 개발 투자와 참여 방안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임성준 주 캐나다 대사(sj_yim74@hotmail.com)
출처: 국정브리핑(news.go.kr) 2006/04/06